“치매 요양원”이 아니라 “동네”를 만든 곳: 호그벡 마을

치매를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먼저 “안전”과 “돌봄”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는 그 두 가지를 지키면서도, 가능한 한 ‘평범한 일상’을 살게 하자는 발상으로 설계된 곳이 있어요.

바로 네덜란드 베스프(Weesp)에 있는 호그벡(De Hogeweyk) 치매 마을입니다.


호그벡 마을은 정확히 뭐 하는 곳인가?

호그벡은 흔히 “치매 마을”로 불리지만, 핵심은 ‘치매 환자를 시설에 모아두는 방식’에서 벗어나 동네 같은 환경에서 살도록 돕는 돌봄 모델이라는 점이에요. 공식 소개에서도 “전통적인 요양원을 ‘탈-시설화(deinstitutionalized)’하고 정상적인 동네처럼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호그벡이 베스프(Weesp)라는 지역사회 안에 있는 ‘동네의 일부’라는 관점이에요. 완전히 고립된 섬이 아니라, “사회 속의 동네”를 지향한다고 소개됩니다.


왜 전 세계가 주목했을까?

1) “안전”을 지키면서 “자유로운 동선”을 확보

호그벡은 단지 내부를 마을처럼 구성하고, 그 안에서 주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며 일상을 보내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외부로 무작정 이탈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 장치가 포함된 ‘게이티드 모델’로도 소개됩니다).

2) “같이 살아도 편한 사람들끼리” — 생활방식 기반 공동생활

공식 설명에 따르면 주민들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그룹으로 함께 거주하는 방식이 핵심이라고 해요. 익숙한 생활패턴(식사 방식, 취향, 일상 루틴)이 유지되면 불안과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3) “치료”보다 “삶”이 중심인 운영

호그벡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해요. 치매 돌봄은 의료 행위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삶의 맥락(컨텍스트)—익숙한 장소, 반복되는 일상,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자유—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런 문제의식이 호그벡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됩니다.


호그벡 마을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호그벡은 **광장과 생활 편의 공간(예: 상점, 카페/식당, 미용실 등)**을 갖춘 “작은 동네” 입니다.

단지, 편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닌 모두 의료진이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가운을 입지 않고 그 곳에서 치매 환자들이 눈치채지 않고 수시로 환자들을 관찰하며 돌보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누가 환자고 누가 직원인지 구분이 어렵다고 합니다. 짐캐리 주연의 영화 ‘트루먼 쇼’를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쉬울거에요.

실제 치매 환자는 약 180명이고, 주택 약 25여 채가 있습니다.


치매 가족·보호자 입장에서 ‘호그벡’이 주는 시사점

  • **돌봄의 목표는 “관리”가 아니라 “일상 유지”**일 수 있다는 점

  • 치매가 진행돼도 **선택(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걸을지,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이 삶의 존엄과 연결된다는 점

  • 시설의 품질은 건물만이 아니라 **운영 철학(사람 중심, 생활 중심)**에서 갈린다는 점


마무리: “치매 돌봄의 미래”를 묻는 질문

호그벡이 완벽한 정답이라기보다, 우리에게 아주 선명한 질문을 던지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안전을 지키면서도, 사람답게 살게 하는 돌봄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도 호그벡 마을을 모티브로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을 추진하려 했으나, 무산되었다고 하네요.

치매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호그벡을 단순한 ‘특이한 시설’로 보기보다 돌봄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만드는 하나의 실험으로 바라보면 얻는 게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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